일본 난카이 해곡 대지진, 한반도 피해 우려는?

난카이 해곡은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작해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지는 깊은 바닷속 골짜기 지형을 말합니다. 이 지역은 깊이가 약 4000m에 달하며, 1300년 동안 대형 지진이 10여 차례 발생했던 지진에 매우 취약한 지역입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이 난카이 해곡에서 규모 9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0%라고 발표하면서 한반도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경고

지난달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할 지진의 피해 규모를 발표했습니다. 규모 8~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일본에서는 최대 32만 명이 사망하고, 경제적 피해는 약 220조 엔(2011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발생한 경제 피해액의 약 11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로 인해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할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월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에 대한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인들은 불안감을 느껴 일상용품을 사재기하는 등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난카이 해곡의 지진 발생 원인

난카이 해곡에서 자주 대형 지진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각판의 움직임 때문입니다. 지구의 표층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들은 서로 부딪히거나 밀고, 때로는 포개지는 과정을 거쳐 지진이 발생합니다. 난카이 해곡 지역에서는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밀려들어 가는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판의 충돌로 인해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활성 단층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에도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수차례 발생한 바 있습니다.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일본에서 발생한 대형 지진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이웃국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쓰나미(지진해일)입니다. 그러나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한반도로 직접적인 쓰나미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일본 열도에 막혀 한반도로 해일이 넘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한반도의 지형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됩니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동아시아 전체가 일본 방향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지형이 동서 방향으로 늘어나며, 이는 한반도의 구조를 더 약하게 만들어 지진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이를 “엿가락을 좌우로 늘리면 가늘어져 끊어지기 쉬운 형태로 바뀌듯, 한반도의 지형도 지진에 취약한 구조로 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진 예측, 믿을 수 있을까?

지진 예측에 대한 신중한 접근도 필요합니다. 일본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할 지진에 대한 예측은 과거의 지진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그 정확성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존재합니다. 과거에 지진이 발생했다고 반드시 또 일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일본 정부의 발표는 단순한 주기가 아닌, 지각판의 충돌로 인한 응축된 에너지 축적을 기반으로 한 예측입니다. 즉, 판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지진을 일으키며, 그 에너지가 제때 방출되지 않으면 계속 축적되어 큰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일본 난카이 해곡 지역에서의 지진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이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지진 피해 최소화 위한 대비책

박광순 국토안전관리원 재난안전본부 지진안전관리실장은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민간 소형 건축물 등을 중심으로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진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준비는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지진은 예고 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발생할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영향이 한반도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한반도의 안전을 위한 구조적인 대비와 내진 설계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